경찰, 연행자 폭행 후 증거 훼손 의혹

서울 강서경찰서 내 CCTV, 하필이면 왜 그때 고장?

서정환 기자
jhshe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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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경찰서(서장 고귀영 총경)가 촛불문화제 관련 연행자들을 폭행한 후 그 증거를 훼손한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저녁 7시 10분, 청와대 옆에 있는 청운동 사무소 부근 인도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기습적으로 벌이다가 연행된 사람들 중 13명이 문제의 강서경찰서로 호송되었으며 이 중 3명은 경찰서 현관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경찰서 현관에 설치된 CCTV 녹화자료 중 이들이 폭행을 당했다는 그 시각과 장소에 대한 부분에서 녹화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표시되어 증거훼손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강서경찰서 본관 내 CCTV. 경찰측은 촛불 참가자 폭행 후 증거 훼손 의혹연행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던 시간에는 이 장치가 고장이었다고 설명한다.

강서경찰서 본관 내 CCTV. 경찰측은 촛불 참가자 폭행 후 증거 훼손 의혹연행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던 시간에는 이 장치가 고장이었다고 설명한다.ⓒ 민중의소리



이 같은 사실은 이들이 연행된 다음 날인 1일 오후 7시경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강서경찰서를 방문하여 자초지정을 듣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의원은 즉각 폭행 사실이 있었는지 물었고, 이를 극구 부인하던 경찰측은 ‘그렇다면 경찰서 현관에 설치된 CCTV를 보여 주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경찰은 곧바로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시간을 끌기 시작했고, 2시간이 지나서야 CCTV 화면을 내놓았다. 자신들이 보여주겠다고 해 놓고도 이만큼 시간을 끈 것이다.

그 사이 소식을 듣고 경찰서로 들어온 고귀영 서장은 최고 책임자로서 함께 CCTV 녹화자료를 확인해 달라는 이 의원 측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결국 이 의원은 약 9시부터 경찰서 현관 앞마당에 주저앉아 서장의 책임 있는 자세와 경위 설명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CCTV 녹화자료는 무려 5시간 만인 12시 경, 이정희 의원실 소속 보좌관 1인과 피의자들의 변호사 등에 공개됐다.

그러나 CCTV 녹화자료를 열람하던 이정희 의원실의 신석진 수석 보좌관과 이광철 변호사는 30여 분 만에 허망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CCTV 녹화자료 중 5월28일부터 31일 저녁까지 경찰서 현관 중앙에 위치한 기계장치가 접속불량인 것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강서경찰서 현관 천장에는 총3대의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2개는 구석에서 넓게 비추긴 하나 화질이 엉성한 보조 카메라이며, 가운데 부분에 화질도 선명하고 모니터가 달려있는 주 카메라가 있다.

녹화자료를 시청하고 온 신 수석보좌관과 이 변호사에 따르면 주 카메라가 촬영한 녹화자료 중 28일부터 31일 저녁까지 시간대에는 파란 화면만 떠 있다. 게다가 광각 카메라로 인물이 작게 표시되는 보조 카메라로는 폭행 여부 판단이 불확실 하다는 것.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강서경찰서 안마당에서 연행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폭행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앉아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강서경찰서 안마당에서 연행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폭행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앉아있다.ⓒ 민중의소리

김성종 강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이에 대해 “28일부터 고장인 것을 알고 업체에 수리를 맡긴 것이다” “담당 직원에 따르면 이 카메라가 원래 접속불량 사고가 곧잘 일어난다고 한다” “기술적인 문제이므로 정확히 알 수 없다. 경무계 담당자 혹은 업체 관계자에게 문의할 사항이다” “원래 CCTV는 (경찰 인권침해)의 체증자료 수집이 목적이 아니라 경찰서내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등의 해명을 하며 폭행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의 이러한 해명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우선은 수요일인 28일부터 고장이 났다는 CCTV 카메라를 왜 미리 수리하지 않았는지, 또 수리가 되지 않은 카메라가 어떻게 해서 이정희 의원이 강서경찰서를 찾아간 6월1일 저녁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는데 이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것.

경찰서를 대상으로 하는 업체가 시설 관리를 허술하게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연행된 사람들이 잡혀 온 토요일 저녁과 이 의원이 경찰서를 방문한 일요일 저녁 사이에도 복구가 되는 CCTV가 수요일부터 나흘간의 기록이 통째로 없다는 것이 더욱 의문을 낳고 있는 것.

처음에는 먼저 ‘CCTV를 보여주겠다’던 경찰 측에서 2시간이나 절차 문제를 들어 공개를 거부하며 미뤄 온 것도 미심쩍은 부분이다. 이에 이정희 의원 측은 2일 오후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서정환 기자 jhsheo@empal.com>
저작권자© 한국의 대표 진보언론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 2008-06-02 09:26:39
  • 최종업데이트 : 2008-06-05 1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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