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도급 논란 종지부 찍은 대법원

"컨베이어 흐름작업 도급과 거리 멀어" … "하청업체 현장대리인 '중간 전달자'에 불과"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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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대표급 자동차 생산·판매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사용 관행에 대해 대법원이 "파견에 해당한다’고 못을 박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제조업 노사, 특히 완성차 노사는 사내하청의 고용형태를 놓고 ‘파견이냐, 도급이냐’ 논란을 벌여 왔다. 완성차 업체들은 독립된 업무의 완성을 위한 "도급계약"이라고 주장했고, 노동계는 "도급계약을 위장한 불법파견"이라고 맞섰다.

논쟁의 핵심은 누구를 하청노동자의 사용자로 볼 것이냐다. 완성차 업체들은 사내하청 노동자를 직접 채용한 하청업체가 사용자라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생산관리부터 노무지휘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는 원청업체가 진짜 사용자라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노동계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원청업체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다섯 가지 논거를 제시했다. △자동차 조립·생산작업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방식으로, 독립된 업무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과는 거리가 멀고 △정규직과 사내하청이 혼재돼 배치되고, 원청의 작업지시서에 의한 단순업무가 반복되고, 하청업체의 고유기술이나 자본투자가 없고 △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작업배치권을 갖고, 작업량과 작업방식·작업순서를 결정하고 △정규직 결원시 하청 노동자가 대체 투입되고 △현대차가 하청노동자에 대한 근태상황과 인원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히 원청업체에 배치된 하청업체의 반장·직장 같은 이른바 ‘현장대리인’의 지휘·감독권도 인정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 제조업에서 불법파견 문제가 불거지자 원청업체들은 하청업체 소속 현장대리인을 내세워 도급관계를 위장해 왔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내 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이 원고들에게 구체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했더라도, 이는 도급인이 결정한 사항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거나, 그러한 지휘명령이 도급인 등에 의해 통제돼 있는 것에 불과하다”며 현장관리인의 존재만으로는 도급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원장)는 “대법원은 2008년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예스코 노동자 2명이 낸 소송에서도 ‘파견업 허용대상범위를 벗어난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2년이 경과하면 옛 파견법 6조3항이 적용돼 원청회사에 직접 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며 “이번에는 파급력이 큰 대기업의 사내하청 고용 관행에까지 불법이라고 못을 박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일노동뉴스 구은회 기자 >
저작권자© 매일노동뉴스
  • 기사입력 : 2010-07-26 06:22:27
  • 최종업데이트 : 2010-07-27 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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