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구매계약'으로 불법다단계 양산하나
제작·설치 묶어 발주해 비용 줄여 … 플랜트건설노조 "전문업체 사장 자살·줄도산"
포스코가 플랜트 건설 관련 공사를 발주하면서 한 업체에 제작과 설치를 함께 발주하는 '구매계약'으로 전문건설사들과 건설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 남궁현)과 플랜트건설노조(위원장 윤갑인재)는 28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스코에 불법다단계 하도급 중단을 촉구했다. 구매계약은 제작과 설치를 따로 발주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한 업체에 제작과 설치를 함께 발주하는 대신에 가격을 대폭 낮추는 계약을 말한다.
노조에 따르면 구매계약으로 인해 단 한 번도 공사현장에서 설치를 한 적이 없는 페이퍼업체들이 최저낙찰제로 포스코와 계약을 맺는 바람에 건실한 전문건설업체들이 도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는 "포스코가 건설산업기본법상 불법하도급 금지조항에 포함되지 않는 구매계약으로 불법다단계 하도급을 양산하고 있다"며 "구매계약이 현장에 확산되기 시작한 2008년에 전문업체 사업주가 자살한 데 이어 최근까지 전문업체 부도와 공사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신용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포스코가 발주하는 공사현장은 포스코건설(원청)이 독점 수주하는데 지난 1월에는 포항제철소 공사를 맡기로 한 포스코건설이 공사금액이 너무 적어 공사를 포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적도 있다"며 "전문업체들은 15년 전보다 공사금액이 적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 불법다단계 하도급이 양산되면 임금·퇴직금 체불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노조는 "포스코는 2003년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퇴직공제제도를 적용하겠다고 말했지만 구매계약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은 건설산업기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직공제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보통 7월이면 임단협이 끝나야 하는데 전문업체들이 포스코의 횡포를 내세워 교섭에 임하지 않고 있다”며 “포스코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김은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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